여행

한국을 벗어나 해외여행을 가는 이유에 대한 소고

EcoVeMi 2024. 4. 28. 23:58

우리는 떠난다. 학기 중 방학이 되었을 때, 근무 중 연차를 소진해야 할 때 등 상황이 허락한다면 대개 여행을 떠난다. 특히 여름휴가 시즌에는 주위에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보면, 되려 해외여행을 가지 않는 자를 찾는 게 더 빠를 지경이다. 오늘은 한국을 떠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여행을 떠나는 노부부

 

 

단언컨대, 해외여행을 가는 이유 중에서는 현재 상황으로부터의 회피, 과시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내면을 본질적으로 파고들지 않는 표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다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1) 매너리즘 타파와 2) 새로운 경험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가 해외로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① 매너리즘 타파

 

직장인으로 살았던 만큼, 먼저 직장인을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 자기 계발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 지위를 누리고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에 들어갔지만, 회사라는 곳은 어찌 보면 학교보다 더 다양한 변수에 시달리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고도화된 업무 등은 우리가 경제적 가치를 보상받으며 '일'이라는 것을 행해야 하는지, 그 원리를 아주 잘 설명해 준다.

 

그 속에서 우리는 유연하게 혹은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는 일들을 마주하며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지속적이거나 일시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우리는 건강한 모습을 잃어가기도 한다. 신체적인 이상 증상을 보이게 되거나 우울증, 번아웃, 신경쇠약 등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한순간 업무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면, 업무에 탄력을 받지 못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 또한 시간문제이다.

 

우선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주저말고 업무와 멀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되도록이면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좋을 것이다. 국내여행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 있기만 해도 회사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겠다면, 해외여행을 고려하는 것이 나을 수밖에 없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회사(또는 나를 괴롭혔던 대상)와 나를 단절시키는 첫 번째 수단이다. 그리고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니, 다른 언어를 머릿속에 주입시키느라 바쁘다. 그뿐이랴, 한국과는 다른 환경을 인지하고 다음 행동을 고민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② 새로운 경험

 

첫 번째 이유가 한국에서 멀리하고픈 대상이 있기에 의식적으로 멀어지고자 한 것이었다면, 두 번째 이유는 한국이 아닌 곳에서 접할 수 있는 경험에 대해서이다. 그것이 언어이든, 문화이든, 사람이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간에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거나 애초에 발견할 수 없는 것 자체에 대한 습득을 목적으로 한국을 떠나는 것이다. 

 

파리에서만 볼 수 있는 에펠탑, 이집트에서만 볼 수 있는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만리장성 등과 같이 각 나라와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색을 찾아 떠나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대만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친절한 나라로도 알려져 있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 최근 '타나카'라는 개그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타나카 상이 일본에서 메이드 카페에 간 이후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일본에 가서 메이드 카페에 가보려는 욕구가 조금씩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벗어나, 즉 내가 태어나 자라온 공간에서 벗어나 그간 보고 듣지 못했던 문화권에서의 일상을 경험하는 것은 한 인간에게 겸손과 경외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세상에 이렇게나 다른 문화, 생활방식, 공동체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세상이 흘러가는 방식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다른지에 대한 이해도 넓어진다. 

 

 

결국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이점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핵심적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꼭 해외여행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굳이 해외로 떠나서 다른 세계를 경험하지 않아도 삶을 배울 공간은 충분하기 때문에, 그리고 해외의 모습은 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상황이 허락하는 한, 직접 다른 세상을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면 그러는 편이 즐거울 것이라 생각할 뿐이다.